Review/Movie

스탠바이, 웬디

minihong 2018. 6. 6. 08:41

감독 - 벤 르윈

영화는 처음부터 웬디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 사람의 일상을 보면서 어딘가 평범하지 않구나 느끼다가 점점 어딘가 아픈 부분이 있구나 하고 생각이 바뀐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 예상되는 반응과는 조금 다른 웬디를 보면서 첫인상에 비해 점점 불편함을 느낀다.



공감이 가던 부분들

웬디를 보고 있으면 서로 다른 세상에서 얘기하는 것 같은 상황이 간간히 나온다. 처음에는 잘 통한다 싶다가도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다.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점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그냥 이런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누군가 해결해 주기보다는 결국 웬디 스스로 해결해 나가려 한다.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이다. 살면서 웬디 만큼은 아니지만 감정 조절을 어려워하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간간히 만나본 적이 있다보니 그땐 그랬었지 싶은 장면이 많았다. 



차가움과 따뜻함의 미국 생활

웬디가 LA 파라마운트 사로 떠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칼같은 미국식 서비스나 사소한 것도 등쳐먹으려는 사람들, 그 와중에 따뜻한 사람들도 있었다. 작중의 드라마가 아닌 실제 일상 같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을 아직 가본 것은 아니지만 일본을 예를 들어도 일상을 살린 영화와 작위적인 분위기의 영화는 차이가 있다. 왠지 직접 가보면 실제로 이럴 것 같다는 예상이 있기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타트랙 팬이라면

스타트랙에 대한 잘 알고 갔으면 더 재미있게 보았을 텐데 그건 아쉽다. 하지만 스타트랙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앞뒤의 문맥만 읽어도 웃을 수 있도록 영화 내의 배려가 잘 되어 있다. 마블 영화의 유머코드처럼 갑툭튀해서 나온 말 한마디로 아는 사람만 웃기보다는 느긋한 흐름으로 다같이 웃을 수 있게 장치해 놓은 점이 인상깊다.



잘 만든 저예산 영화, 로드무비

다른 부류의 영화지만 ‘Her’를 봤을 때 같은 물입감와 완성도를 느꼈다. 가끔은 무리하게 화려한 장면을 넣은 영화말고 사람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가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