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Animation

판타지지만 현실과 맞닿은 판타지 - 스즈메의 문단속

minihong 2023. 3. 15. 19:57

2019년 11월에 본 날씨의 아이에 이어서 거의 4년만에 보게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이야기는 큐슈 미야자키현에서 시작하는데 시코쿠 에히메현, 고베, 도쿄를 거쳐 센다이 부근까지 가게 됩니다.

 

큐슈 남쪽인데 왜 스즈메의 어렸을 적 회상씬은 추운 겨울로 묘사되는 지 의아했는데 뒤에서 풀리게 됩니다. 에히메현과 토쿠시마현이 나올 때는 혼자 여행을 가봤던 곳이라 친근함도 느껴졌네요.

 

 
스즈메의 문단속
“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난다.  그의 뒤를 쫓아 산속 폐허에서 발견한 낡은 문. ‘스즈메’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문을 열자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쳐오고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다.  “닫아야만 하잖아요, 여기를!”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꿔 버리고일본 각지의 폐허에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스즈메’는 의자가 된 ‘소타’와 함께 재난을 막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꿈이 아니었어”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재난을 막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돌며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던 중어릴 적 고향에 닿은 ‘스즈메’는 잊고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평점
8.1 (2023.03.08 개봉)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하라 나노카, 마츠무라 호쿠토, 후카츠 에리, 마츠모토 하쿠오, 소메타니 쇼타, 이토 사이리, 하나세 코토네, 하나자와 카나, 카미키 류노스케

 

2011년 3월

2011년 3월 11일이면 저는 3월 5일에 전역 후 복학하여 개강하고 첫 수업을 들을 시기였는데요. 학교 수업을 들읕 때 동일본 지진을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뉴스를 보면 갖가지 색깔의 잔해들이 밀려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는 항공 사진이 많이 나왔습니다. TV외에도 지진과 쓰나미로 쓸려간 모습을 사진 작가들이 찍어 전시한 사진전에도 다녀왔었습니다.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이미지가 애니메이션에 고스란히 담겼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너의 이름은' 때는 간접적이었다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직접 묘사한 부분이 많았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해외의 재난 뉴스와 국내의 재난 뉴스 

2011년의 일본 대지진도 있지만 올해 있었던 2023년 터키 지진과 같이 외국의 재해 소식은 물리적인 거리도 있고 보통 무미건조한 뉴스 미디어를 통해 들리기에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세월호 사건이나 22년 10월의 이태원 사건과 같은 국내의 사건은 유족들의 슬픈 분위기를 찍은 영상들도 많이 노출되고 실제 사회 분위기에도 반영이 되다 보니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만 해외는 알 수 없었는데요.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어난 참사에서 일어났던 감정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직접적으로 다루는 미디어가 없었기에 더욱 유별났던 것 같아요.

 

스즈메의 문단속 내의 묘사된 폐허가 된 마을들

그렇다고 해서 애니메이션에 실제 재난 사건에 대해서 직접 언급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가 된 마을에 대한 묘사가 많은데 이 장면들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초반에 나오는 폐허를 생각나게 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판타지지만 현실 기반의 판타지여서 지붕 위에 고기잡이 배가 올라간 풍경을 보면서 허상이 아닌 현실에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나미가 왔다면 그럴 수 있으니까 섬칫한 부분도 있었네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미디어캐슬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는데 동일본 대지진에 영향을 크게 받았고 '너의 이름은'때부터 작품에 계속 반영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문단속을 보고나서 총평은

재밌었습니다. 초반 전개가 충분한 묘사없이 빠르게 진행되서 뭐가 이렇게 급하지? 싶었는데요. 워낙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보니 편집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의 이름은'때는 신선했지만 '날씨의 아이'때는 조금 오글거렸던 보컬 음악의 오프닝은 짧은 멜로디의 음악으로 대체 되었고 헐리우드 영화 음악처럼 의도적으로 웅장한 분위기를 내려는 부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웅장하지만 신선함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여서 테넷 OST가 생각날 때도 있었습니다.

 

인간 관계 묘사는 생략된 부분이 보였고 일본 설화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지만 감독이 보여주려고 하는 영화의 주제와 감정은 명확하다고 느껴져서 혼란스럽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