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2018 시코쿠 여행

minihong 2018. 3. 11. 13:09

2018-02-25 ~ 2018-03-01 애히메, 카가와, 도쿠시마

마츠야마에 제주항공이 취항하고 나서 프로모션으로 할인율이 꽤 컸는데요. 혼자 여행을 가보는 것으로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9월 중순에 예약을 했다 보니 예약부터 출발까지의 텀이 길어서 여러 일들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어찌 되었든 잘 다녀왔습니다.

시코쿠 레일 올 패스를 이용했는데 노면전차도 포함되어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다만 도쿠시마는 로컬열차가 없어서 결국 버스를 많이 타게 되었습니다. 4박5일 일정으로 마츠야마-다카마츠-도쿠시마순으로 다녀오고 마츠야마로 되돌아와 비행기를 탔습니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마츠야마에 내려서 다카마츠에서 돌아오는 길이 동선낭비도 없고 좋을 듯합니다. 만약 그렇게 예약을 했다면 이동 시간을 절약해서 이번 여행에는 못 간 고치현까지 여유 있게 들렀다 올 수 있었을 법하네요.

 

구글맵으로 본 2018 시코쿠 여행 동선
구글맵으로 본 2018 시코쿠 여행 동선

 

마츠야마

마츠야마에 도착하자마자 들린 마츠야마 성

마츠야마에 도착하자마자 들린 마츠야마성

아담하지만 물웅덩이로 둘러싸인 성이 아닌 우리나라의 산성같이 산 위에 있는 성입니다. 쿠마모토성이나 히메지성에 비하면 아담합니다.

 

마츠야마성 케이블카
마츠야마성 케이블카

산중턱에 있다보니 케이블카도 있었습니다. 마츠야마성에 걸어 올라왔지만 내려올 땐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탑승권이 460엔 정도로 저렴한데 그만큼 운행구간도 짧네요.

 

 

도고 온천

가장 기본요금으로 들어가보니 탕 하나 있는 작은 목욕탕입니다. 윗 단계 요금을 낼 경우 유카타를 주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내부는 아담하고 평범해서 2016년에 다녀온 다케오 온천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타이메시. 도미밥

도고온천 근처에 두 군데를 봤었는데 상점가 바깥쪽에 있는 가게가 넓고 사람이 적어서 다녀왔습니다. 날계란+소스에 도미와 고명을 얹어먹는 밥입니다. 만오천 원 정도의 가격에 도미의 양이 조금 아쉽긴 한데 깔끔하게 차려진 요리라 맛있게 먹고 왔네요.

 

첫 번째 에어비엔비

입주자가 들어오지 않은 원룸을 빌려주는 형태 같았습니다. 이번에 묵은 숙소 중에 가장 저렴하면서 가장 편안한 곳이었네요. 시설도 나름 최신 시설이었고 베란다 밖 경치가 확 트여있습니다. 호스트와 이야기할 기회는 없지만 무엇보다 공동 화장실이나 욕실이 아닌 풀옵션의 원룸이란 게 제 여행체질에는 잘 맞았습니다.

 

마츠야마의 노면전차

자전거로 다니는 것보다는 조금 쾌적한 속도의 대중교통입니다.  쿠마모토나 나가사키는 나름 큰 길가에 있는 트램이라는 느낌이었는데요. 마츠야마는 좁은 골목사이를 통과하면서 조그만 간이역에 세워주는 노면전차라서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지역의 노면전차와는 다른 감성으로 탈 수 있었습니다.

 

도고온천역에 세워진 봇짱열차

딱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봇짱열차는 전시만 하는 게 아니라 이따금 운행을 한다는 게 매력인 것 같습니다. 역사가 있는 열차가 현역으로 깨끗하게 유지 보수가 된다는 게 한 편으론 부럽기도 합니다.

 

도고온천역 스타벅스 2층

아랫층엔 유물 느낌의 열차역이지만 2층에 올라가면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시골 구석진 곳이지만 관광지라 그런 지 스타벅스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있네요.

 

 

다카마츠 (카가와)

다카마츠 역 바로 앞에 있는 에어비엔비 숙소

2층이 공동시설, 3층이 방이었습니다. 벨을 눌렀더니 위층에서 호스트분이 마중나와 주셨습니다. 디자이너라고 하니 호스트분도 간판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하며 친절하게 소개해 주셨습니다. 객실 뷰도 좋았고 게스트하우스 형식이라 공동욕실, 화장실을 쓰는 것 빼고는 단점이 없었던 숙소였네요. 다카마츠 주변을 돌아다니는 데 호스트분이 실시간으로 맛집이나 명소를 알려주셨네요. 이틀정도만 더 묵었어도 좀 더 친해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리츠린 공원

에어비엔비 호스트 분이 적극 추천해 주셔서 다녀왔습니다. 동네 공원정도로 생각했는데 일본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호수가 딸린 공원이라고 합니다. 

 

 

 

사누키 맥주

도고 온천에는 도고 맥주가 있었는데 여기도 로컬 맥주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카스와 하이트 그리고 그들의 하위브랜드로 점철된 시장이 아닌 지역 특색의 맥주 문화가 살아있어서 보기 좋네요. 

 

七幸 시치코 다카마츠역점

서서 먹는 스시집인데 이것도 호스트분이 추천해 주셔서 다녀왔습니다. 700엔에 니기리스시 세트가 일품이었네요. 먹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마끼들도 많았습니다. 지역 주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 혼자 서서 먹다보니 처음엔 어색했는데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친절한 곳이었네요. 

 

우동버스 시간표

반나절에 버스요금 1000엔으로 두 곳의 우동점을 가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일의 시간표를 보니 평일이라서 다카마츠를 한 바퀴 다 돈 뒤에 손님들을 싣고 우동집으로 출발하는 일정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시간만 많이 쓰게 될 것 같아 레일 패스가 있으니 열차로 갈 수 있는 곳을 골라 다녀왔습니다.

 

바카다이이치우동 - 가마바타우동

구글맵에서 다카마츠 시내를 찾으면 가장 눈에 띄게 히트되어 있습니다. 가장 댓글이 많았던 우동을 시켰어요. 레시피는 보이는 그대로 우동+간장+날계란+버터+통후추. 좋은 우동면이 있으면 집에서 시도해도 좋을 듯합니다.

 

 

와라야 - 붓카케 우동

다카마츠에서 도쿠시마 가는 길목에 있는 우동집입니다. 사람도 넓지만 가게도 넓고. 적당히 맛있었습니다. 다음에 온다면 가마아게 우동을 시킬 생각입니다.

 

도쿠시마

도쿠시마에서의 숙소

건축사무소의 방을 빌려준다는 얘기에 혹해서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던 대로 아름다운 집이었네요. 방을 안내해 주시는데 문이 반토막만 한 정말 쪽방이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렇지만 방 자체는 충분히 넓었고 이불, 침대가 좋은 것을 사용해서 이번 여행 중 잠을 가장 잘 잤습니다. 내부 설계가 정말 세심해서 어딜 가든 꼼꼼하게 간접 조명 또는 채광이 들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욕실조차 세심한 욕조 디자인에 감동했네요. 벌써 12년 정도 된 집이라고 합니다.

 

여기 호스트는 아침에 먹을 간식을 제공하고 직접 핸드드립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아침에는 집을 비우고 있으니 첫 날 사용법을 모두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라인더로 직접 원두를 갈아서 타는 것은 여기서 처음 해보았네요. 아침에는 혼자서 집을 쓰고 문을 잠그고 나오면 되었습니다.

 

도쿠시마에 도착하자마자 들렸던 아와오도리 회관

단체로 추는 전통 춤이 유명한데 들고 있는 각각의 등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각각 이유가 있어서 모인 춤 그룹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부족들의 이름인가 했는데 그건 아닌 걸로 보이네요.

 

 

스타벅스를 또 들릴까 하다가 로컬 카페로 가서 노트를 좀 썼습니다. 도쿠시마는 시골이지만 근처에 UFOTABLE이란 애니메이션 회사도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까페 안에 만화도 벽에 많이 그려져있고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꽤 보였습니다. 3D프린터에 인튜어스 프로까지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UFOTABLE CINEMA

시골에 있는 조그만 애니메이션 극장입니다. 이런 곳이 있는 지도 모르고 와서 예정에 없었지만 시간 맞춰서 한 편 보고 왔습니다.  일본 극장은 처음이었는데 조그만 스크린에 티켓은 1800엔이나 합니다만 관람객은 2명뿐이라 조용히 몰입해서 봤습니다.

 

 

나루토

시코쿠와 혼슈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저길 건너면 고베, 오사카로 갈 수 있습니다. 한 번은 와볼 만한 곳이지만 도쿠시마에서 버스로 한 시간은 걸리는 데다 배차시간도 좋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다리 밑에는 입장료를 내면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소용돌이가 예쁜 곳.

 

 

다시 마츠야마로

오후 4시경에 마츠야마로 돌아가는 열차를 탔습니다. 기껏 호빵열차를 탔는데 강풍으로 인해 4시간 지연되어서 저녁 8시 도착인데 12시가 되어야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니 맑아져서 우산을 쓸 일은 없었네요. 아침에는 열차소리가 잠을 깨워주는 숙소였습니다. 그래도 하루 정도 묵는 걸로는 썩 나쁘진 않았네요.

 


 

2023-02-27

글을 조금 고쳐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