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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배열의 감성 키보드 - 키크론 Q10 실버그레이

minihong 2023. 2. 8. 18:49
Q10 박스 겉면

구매 계기

키크론 제품은 K4 이후로 두 번째 제품이고, 기계식 키보드는 여섯 번째 구매한 제품입니다. 디자인 작업용으로는 텐키리스나 다른 여러 배열을 써 보았지만 풀배열 키보드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요. 단순 타이핑 또는 조금 특수하지만 게임용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갈축 선택 이유

저의 첫 기계식 키보드가 스카이디지털의 메카닉이었습니다. 이때 스위치가 갈축이었어요. 클릭감과 비교적 저소음이라는 리뷰를 보고 선택했습니다. 첫 기계식 키보드다 보니 상상하던 키감 하고는 많이 달라 금방 질렸고 청축 👉 적축 👉 흑축 순으로 구매해서 썼습니다.
 
그 사이에는 리얼포스를 한 번 써보고 맥용 무접점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미묘하게 기능 개선이 늦어지는 일본 제품 특성상 30만 원 대에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30만원 대의 리얼포스 키보드는 아직 케이블 분리를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 많습니다.) Q10 키크론을 알게 되고는 흑축, 적축보다는 다시 구분감 있는 스위치로 가고 싶어 갈축으로 결정합니다.
 

No.제품명스위치평가
1.스카이디지탈 NKEYBOARD 메카닉2갈축첫 기계식 키보드로 기대 밖의 키감, 매크로 키는 생각보다 유용하지 않았음
2.레이저 블랙위도우 토너먼트 크로마 US 비키타입청축시끄러워도 청축의 손맛이 가장 좋았음. 일부 키 LED 고장, 강하게 타건하면 스페이스바 키캡이 빠지는 문제 발생
3.DUCKY ZERO 3087 TKL MINT PBT 측각청축텐키리스로는 디자인 작업 중 숫자 입력, 텐키의 '0' 버튼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불편함
4.키크론 K4 화이트 LED적축텐키 포함이지만 키 사이 간격 없이 빽빽한 레이아웃이라 '노룩 타건'이 어려움. 적축의 심심한 타건감
5.DUCKY ONE 2 SEAMLESS TUXEDO PBT흑축풀배열, 타건 시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흑축에 만족하나 구분감이 없는 게 아쉬움
6.키크론 Q10갈축 

 

Q10 반투명 포장

Q10을 개봉하면서

언박싱을 하면서 새삼 디테일에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더키나 바밀로는 제품 퀄리티에 비해 패키징은 소소한 편이었는데 Q10은 내부 스폰지나 설명서, 반투명 비닐에 프린팅 등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레이저 제품의 딱 떨어지는 듯한 패키징은 아니지만 패키지 재료에 돈을 아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외부 프레임이 통짜로 금속 재질에 엄청 무거운 편인데요. 심지어 16인치 맥북프로보다 무거운 키보드입니다.
 
 

Q10 장점

Q10을 처음 본 아내의 첫인상은 정준하 치열 같은 키보드라고 했으나 역시 저는 지루하지 않은 디자인이라 좋았네요. 오랜만에 쓰는 갈축은 흑축보다 가볍지만 특정 깊이에서 걸려서 들어가는 구분감이 좋았습니다. 토프레 무접점과는 물론 느낌이 다르지만 비슷한 감각으로 생각하고 쓰기 좋은 것 같네요.
 
새로운 배열이라 타이핑이 어색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양손으로 글을 타이핑할 때는 금방 적응하고 오히려 손이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장문의 글을 작성할 때 좋은 키보드로 생각됩니다.
 
노브(Knob)가 달린 제품이라 조작감이 어떨까 했는데 예상보다 무겁고 고급진 느낌이라 만족스럽습니다. 소리 조절로만 쓰기에는 아깝고 +, -  버튼으로 맵핑해서 쓰면 좋을 것 같은데 프로그램마다 잘 적용될지는 모르겠네요. 꾹 누르면 음소거가 기본 기능이고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습니다.
 
 

Q10 가스켓 마운트 구조

더블 가스켓 마운트 적용

Q10 내부에는 가스켓 마운트 + 실리콘 마운트가 적용되어 있는데요. 덕분에 스위치를 눌리는 압력 이상으로 키를 눌리면 기판이 살짝 내려가면서 완충 작용을 해줍니다. 타건 할 때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가스캣 마운트가 적용되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Q10 단점

우측 매크로 키 배치는 구입 전에는 몰랐지만 사용해 보면서 많은 아쉬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윈도 환경에서 컨트롤 버튼의 위치는 키보드 좌측 하단 끝이 국룰일 텐데 안 보고 타이핑하다 보면 컨트롤이 아닌 M5 매크로 버튼을 누르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습관적으로 좌측 하단 끝부분이 컨트롤이라 생각하고 쓰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나마 맥 키보드는 커맨드를 주로 쓰니 오타가 덜하기는 하지만 문제는 ESC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SC를 누르려는 데 노브를 건드리는 일이 잦습니다. 오히려 매크로키를 삭제하고 우측 상단 delete 버튼 위치에 노브가 들어갔으면 더 편하게 썼을 것 같습니다. 매크로 키 버튼의 배치는 익숙해지려 노력한다면 편리한 위치이지만 대중을 위한 자리는 아닌 것 같네요.
 
Q10은 장문의 타이핑용도라면 괜찮은 선택이지만 스타크래프트나 디자인 작업처럼 오른손은 마우스, 왼손은 단축키를 누른다면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키보드라는 도구는 역사가 길어지면서 기능이 고착화되어 갔는데요. 쿼티 키보드가 인체공학적이지 않지만 가장 널리 쓰이고 있기에 현대의 거의 모든 키보드가 쿼티 키보드입니다. 새로운 배열의 키보드가 아무리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익숙해져야 하는 문제점과 요즘 같이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접하는 환경에서는 같은 배열의 키보드가 아니면 사용이 어려워지는 불상사 때문에 새로운 배열의 키보드 사용은 꺼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Q10 키보드 LED 효과
레이아웃은 예쁘지만 왼손이 거슬리는 위치의 매크로 키

 
 

DJMAX 8키용 키보드

사실 Q10을 구매한 건 작업용이라기 보단 게임용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DJMAX를 자주 플레이하곤 하는데요. (그래서 노란색 포인트인 실버그레이를 선택했습니다.)  8키 연주를 하려면 좌우 SIDE TRACK 키 포함 10개의 버튼이 필요합니다. 키를 많이 쓰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을 쓰려고 하면 가장 좋은 버튼은 스페이스 키인데 보통의 키보드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스페이스가 쪼개진 스플릿 키보드를 찾다 보니 앨리스 배열 키보드를 알게 되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오른쪽 스페이스바는 Right Alt로 맵핑하여 써보니 제법 괜찮은 파지법을 할 수 있었네요. 다만 키보드는 완벽한 좌우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양손 동일한 위치감을 주진 못하지만 일반 배열 키보드보다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VIA 키 맵핑 유틸리티
VIA 키 맵핑 유틸리티로 우측 스페이스 키값만 변경했습니다.

VIA 프로그램으로 키를 변경하면 프로그램을 종료하거나 재부팅을 해도 하드웨어에 맵핑 상태가 저장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환 스위치가 맥 모드일 때에만 맵핑이 작동되었는데요. 이게 원래 윈도 모드는 맵핑이 안 되는 상태로 출고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DJMAX Respect V
DJMAX Respect V 8키 키배치

 

구체적인 사용 목적이 있다면 편리한 키보드

다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장문의 글을 타이핑하거나 특정한 키 배열이 필요한 경우에는 구입할 만한 키보드였습니다. 사실 그것만 가지고도 구입하기에는 많이 비싼 키보드이긴 한데요. 풀알루미늄 케이스에 따로 작업을 하지 않아도 윤활 작업된 키보드를 기성품으로 쓸 수 있는 점, 앨리스 배열 키보드는 저렴한 제품을 찾기 힘든 점을 고려했을 때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키보드는 보내버리고 Q10만 메인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고요. 이전에 쓰고 있던 DUCKY ONE 2 키보드는 당근에 보내지 않고 작업 시에는 바꿔서 사용하려고 합니다.
 

Q10 Knob

Q10 Kn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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