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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괜찮은 인생의 이정표: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minihong 2023. 9. 13. 18:10
 
미움받을 용기
어릴 때부터 성격이 어두워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할지, 그는 오늘도 고민이다. 이런 그의 고민에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철학자가 있다. 바로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일본의 1인자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의 저서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고 맛깔나게 정리하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첫 번째 밤부터 다섯 번째 밤까지의 순서로 진행되는 동안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는 점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한다. 특히 철학자의 주장에 이어지는 청년의 반박은 공감대를 한껏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시대를 읽는 유쾌한 문화심리학자이자 《남자의 자격》, 《에디톨로지》의 저자 김정운 교수가 감수를 맡아 내용의 깊이까지 더해졌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출판
인플루엔셜
출판일
2014.11.17

 

도서관에서 예약한 지 일주일 만에 책을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모서리가 다 해져서 단단히 테이핑 되어 있는 표지를 보자 하니 인기가 꽤 남달랐던 것 같네요. '철학을 잊은 리더에게’로 먼저 읽고 제목은 알고 있었던 ‘미움받을 용기’를 두 번째 기시미 이치로의 책으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따와서 대화하는 형식으로 읽어 나갈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은 쉽게 읽히면서도 공감하거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의 반복으로 읽혀 나갔네요. 책의 첫 단락에서 제시한 세계는 단순하며,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에 대한 논박을 해나가는 대화로 이야기가 시작하게 됩니다.

 


 

미움받을 용기 내에 나뉜 파트별로 읽고 생각했던 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저에게도 남들이 보기에는 트라우마로 보이지 않지만 스스로 트라우마라고 기억하고 있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일들인데 사람에 따라서 앞으로 해야 할 일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책 내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옛날 경험 때문에 미리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정의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합니다. 아들러의 목적론에 따라 다른 목적이 있기에 나 자신은 미리부터 할 수 없다고 정의한다고 말하는데요. 보통은 실패를 두려워하여 그럴싸한 핑계를 스스로에게 대게 됩니다.

 

야구 베팅장에 갔을 때 배팅은 가능한 많이 하고 헛스윙을 많이 해보아야 안타 이상 나올 가능성이 생깁니다. 우스갯소리로 로또를 사지도 않고 안된다고 불평한다는 사람들이 많다고들 하는데요. 과거의 사건이 오늘의 나를 온전히 정의할 수 없기에 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지만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나온다로 정의를 내려버리는 단락은 이 책에서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외로움이라는 문제는 우주에 아무도 없이 혼자라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누군가가 있고 상대적으로 고립되었다고 느끼기에 외로움이 성립합니다.

 

개인의 목표 달성이나 성공 또한 거시적 인간 관계에 비추어 보아야만 성공이고 목표 달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민의 원인에 대해서 고민하곤 했었는데 좀 더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최근 육아나 교육관에 있어서 아이와의 평등 관계를 유지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의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도 같지 않지만 대등한 관계로 생각하고 상사의 과제와 부하직원의 과제를 분리해서 생각할 것을 말합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의 업무 성과를 인정할지 안 할지는 상사의 과제이지 부하직원이 노력해서 될 부분이 아닙니다. 부하직원은 주어진 업무를 달성하는 것이 과제이지 상사에게 인정받는 것이 과제는 아닙니다.

 

이러한 예시로 책의 내용이 이해가 되었는데요. 직접 생각한 것을 글로 써보니 허점이 보이는 듯하고 역시 책에 나온 대화의 형태를 직접 읽어보아야 타인에게도 온전히 이해가 될 듯합니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책의 초반부에는 세계는 주관적이며 각자에 세계관은 다르다고 이야기하며 세계의 중심은 ‘나’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세계는 주관적이지만 내가 중심이 아니기에 주변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하게 고민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더 자기 중심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타인이 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고민하는 것보다 타인에게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공헌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공헌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늦게 퇴근하는 날 먼저 와서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해 놓는 것처럼요. 반드시 칭찬을 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공헌감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키네시스적 인생: 목표 달성 외에는 의미가 없는 인생.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만 찍고 오는 여행
에네르게이아적 인생: 하루, 하루가 목표 달성인 인생. 집을 나서서 이동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 여행

 

큰 목표만 바라보고 살기엔 지금의 인생이 허무해져 버립니다. 글쓴이는 사람들이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을 살기를 바랍니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를 도전했지만 태풍이 오거나 타이어가 터져버려서 대구 즈음에서 돌아오는 여행에 의미가 없었다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 변호사 시험 등 실패하면 그동안에 노력한 시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일들도 많습니다. 지금에 충실하길 바란다는 글쓴이의 마음은 느껴졌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공감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인생 자체는 허무한 것이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며 이를 해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타자공헌(他者貢獻)'이라고 합니다. 이 책 또한 한낱 자기 계발서 이긴 하지만 제법 괜찮은 인생의 이정표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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